애매한
예리엘
-...!
꿈을 꾼 듯 했다. 누구의 집인지 모르는 곳에서 소녀는 잠에서 깼고, 옆에서 소녀보다 나이가 작은 소녀는 아직 자고있었다. 먼저 깨있었는지 다른 소년은 부엌에서 물이 나오는 지 확인하고 있었다.
"어디든 다 물이 나오네?"
"그러게..."
집 안에 어른들은 없었다. 아니, 전부터 이 세상에서 어른들은 없었다. 자신은 너무 어릴 때여서 기억이 안나지만 자신을 키웠던 언니들은 갑자기 어른들은 사라졌다 라고만 알려줬다. 그래서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나 학생들이 남아있는거라고...
언니들에게 들은 얘기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갑자기 어른들이 사라지고, 아이들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와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기 위해 돌아다니기 시작한 사람도 있었고, 길을 잃거나 너무 어린 아이들을 데려다가 보호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중에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고 대부분은 15살에서 19살 사이의 청소년이라고 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행히 유지되고 있던 인터넷으로 인해 세상 모든 소년소녀들이 어른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어른이 되면 사라진다는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소녀도 반 쯤 믿었던게 자신이 10살이 되던 날에 갑자기 언니들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어른들이 전부 사라졌다는 걸 깨달은 사람들은 모여살거나 혼자살거나로 나누어졌다. 그 중에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대부분 윗사람의 영향을 받은 탓이었다. 그러니까 언니나 오빠같은 사람들.
어린 아이들을 키우던 사람들은 아이의 이름을 모를 경우에는 자신이 생각한 예쁘다고 생각한 단어로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그 언니들이 사라진 뒤에는 얼마 지나지않아서 자신보다 한 살 위인 소년을 만나게 되었고, 그 후에 어린 소녀를 만나게 되어서 지금은 셋이서 생활하고 있었다.
언니들과 살던 집을 떠나서 소년을 따라 문이 열려있는 집을 찾아서 들어갔고, 그 곳을 생활하는 거점으로 삼았다. 물건이나 음식같은 걸 찾을 때는 아무도 없는 가게에 들어가거나 주인 없는 편의점, 마트 같은 곳을 들어가 몇 일분을 날랐다.
게다가 자신들이 들지 못해도 기계같은 것을 이용하다보면 쉽게 집으로 옮길 수 있어서 사는데 걱정은 없었다. 다만 나쁜 사람들을 만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집문에 달려있는 비밀번호를 몇 번이나 바꾸기도 했다.
몇몇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있는 생활하는 방법을 적어서 자신보다 어린아이들에게 주었고, 지금 이 생활이 지금 몇십년이 지속되고 있는 중이라고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다.
"오늘은 어쩔래?"
"먹을거 남아있을까?"
"부족하지는 않아. 조금 더 가지고 올까?"
"구름이 깨면 조금 더 가지고 오자. 그리고 구름이 공부도 좀 시키고, 또..."
소녀는 소년과 오늘 하루는 어떻게 할 것인지 대화를 나눴다. 어른들이 없는 이상 동생을 돌보는 것은 자신들이 해야했기 때문에 언니들이 했던 행동 그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다행인건 소녀는 13살, 소년은 14살이었다. 둘 다 여기서는 그나마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구름이라고 불렀던 어린 소녀는 아직 8살이지만 이제 이 아이도 차차 이 생활에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애들이 보는 책이 있으면 가지고 올까?"
"응, 직접 올라가지는 말고 로봇이 아직도 움직인다면 이용해줘. 나쁜 애들 없는지도 보고... 우리끼리는 너무 불안해."
"그것도 그렇네."
학교도 다닐 수 없으니 직접 책을 보고 가리켜야했다. 공부를 하고싶다면 인터넷은 아직 되니 강의같은 걸 들으면 해결이었다. 덕분에 동생의 공부는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쩐지 어른이라는 존재가 없는데도 잘 살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 그 때 그 언니들처럼 안전히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다. 가끔은 문제가 생겼을 때, 답을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소년소녀는 어른이 존재했던 그 시대보다 너무 빠르게 크고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이끌어줄 사람은 없었고, 대부분은 언니(누나)나 오빠(형)를 잘 만나지 않는 이상 스스로 찾는 수 밖에 없었다.
책이나 인터넷 정보는 아직 남아있어 쓸만한 정보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책에 매달리기도 했다. 누군가는 평온하게 살기도 했고, 누군가는 불안해하며 살았고 또 누군가는 생각보다 나쁘게 살았다.
"공부를 대신해주는 선생님 대신의 로봇을 데리고 오는건 어떨까?"
"장보는 로봇이라면 데리고 올 마음은 있는데 공부는 좀..."
"...있어?"
"글쎄?"
기술은 얼마나 발전한거야? 그렇게 물어보려다가 소녀는 입을 다물었다. 현재 발견한 큰 마트에서 쓰던 그 로봇 같은것도 가져오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데다가 속도도 그다지 좋은 건 아니었는데... 아마 생각하는 것 만큼 좋은건 아닌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럼 다녀오자. 언제까지 찾아볼까? 3시?"
"그러자. 구름아, 일어나자!"
소년이 작은 소녀를 깨우러가자, 소녀는 바깥을 내다보았다.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중에서는 나쁜 사람은 없는 듯 했다. 산책정도는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 맞아. 어제 강아지 봤었어. 마트에서..."
"데리고 올까?"
"그럴까..."
이 집이 누구의 집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 곳에 살고있고, 다른 사람들도 누구 집인지 모를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사는걸까, 생각하던 중 우리가 어른이 된다면... 을 고민했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게 정말 사라지는게 아닐까. 그리고 사라진다면 어른들만 있는 세상으로 사라지는게 아닐까? 어쩌면 그런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